[축구 관전평] 2014 월드컵 최종 예선 6차전 대한민국 vs. 레바논


2013년 6월 4일, 레바논 베이루트 카밀샤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대한민국과 레바논의 2014 월드컵 최종 예선 경기가 벌어졌다. A조의 1위를 달리는 대한민국과 꼴지 5등인 레바논의 경기는 시작 전부터 이미 승부가 결정되어 있는 것처럼 대한민국의 승리로 본선행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선수단 특징 선수단에서 특징은 그동안 중원을 담당했던 구자철과 기성용이, 공격에서는 박주영이 빠졌고 오랫만에 김남일이 대표팀에 합류한 것이 특이점이라 할 수 있었다. 이동국 원톱에 이근호와 이청용이 좌우 윙을 맡고 김보경이 공격형 미더필더, 김남일과 한국영, 수비는 김치우, 김기희, 곽태휘, 신광훈로 구성되었고 골키퍼는 정성룡이 맡았다.

선수 선발에서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명성으로 구성된 선수단이라 할 수 있고 해외파와 국내파 선수들이 함께 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해서 조직력에 대한 우려가 다소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워낙 이미 검증된 유명한 선수들로 구성되었고 김신욱, 지동원, 손흥민 등 파괴력 있는 조커들이 대기하고 있었기에 걱정없이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 흐름

대한민국의 일방적인 경기일거라는 예상이 무색하게 전반 12분에 레바논의 코너킥후 혼전중에 선취골을 내주고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이다가 후반전 김신욱, 손흥민, 지동원을 교체로 투입하면서 닥치고 공격을 하다가 후반 추가시간에 김치우의 프리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적인 흐름은 예상하지 못했던 레바논의 선취골, 레바논의 침대 축구 및 10백 수비. 급한 마음에 패스 및 조직력 실종, 김신욱 등 센터링 후 헤딩슛 또는 2차 공격을 노리는 단순한 플레이. 그 중에 몇 번의 골대 강타 불운으로 이어지다 마지막에 프리킥으로 동점. 그리고 경기 종료. 이런 흐름은 최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자주 경험하는 순서인데 시청자의 긴장감을 극도로 올릴 수 있는 전개라고 할 수 있음

경기 평가

경기 결과가 1:1 무승부는 사실상 실망이지만 시합중 경기 내용이 더 절망적임. 전반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레바논의 골 이후, 이 경기를 지면 본선 진출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중압감이 큰 것은 알겠지만 김보경, 이근호 등 공격형 미드필더의 조직적인 패스 및 돌파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경기력이 제로였고 그라운드 환경이 열악했다는 것은 알지만 공을 키핑하고 상대 선수를 돌파하는 개인기가 수준 이하였고 무엇보다도 선수들간의 패스 전혀 안되는 황당한 상황을 연출하였음. 또한, 몇 번의 골키퍼와 1:1 기회에서 골을 넣지 못하는 골결정력이 실망스러웠음. 후반전 들어 무조건 공을 띄우고 헤딩으로 연결하는 단조로운 공격은 파괴력은 있었지만 골대를 맞추는 불운으로 빛이 바랬다고 할 수 있었다.

선수 평가

일단, 경기후 집중적인 까임을 당하고 있는 이동국을 살펴보면, 이동국은 스스로 드리블 돌파나 수비수를 기술로 농락하는 스타일의 선수가 아니라, 패스를 받아서 슛을 하거나 다른 선수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타겟형 골게터이어서 이번 경기에서도 레바논 수비수를 끌고 다니며 이청용 등에게 패스를 해주는 등 나름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평가할 수 있었다. 이동국에게 골을 기대하려면 돌파후 질 좋은 패스를 해주는 선수가 있어야 하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그런 선수가 없었고 따라서, 이동국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었음. 레바논의 전원 수비 전략에서는 이동국의 슛보다는 수비수를 끌고 이동후 공간에 다른 선수가 슛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볼 수 있었다. 후반전에 김신욱이 들어오니 수비수들의 당황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는데 정확성 부족으로 골을 만들지 못하는게 한계라고 보였다. 손흥민의 속도감과 테크닉은 눈에 띄는 편이었지만 다른 선수들과 호흡이 전무하다 싶었고   대한민국을 만나면 수비에 치중하는 아시아 예선에서는 큰 역할을 못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란과의 마지막 경기에는 손흥민의 활약을 예상해 본다.

수비수들의 자잘한 아쉬움은 애교로 보일 만큼 미드필더의 실망스러운 모습은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경기에서 부재했던 플레이는 이청용, 이근호, 손흥민 등 빠르게 돌파해서 상대진형을 흩으려줄 선수가 있어야 하는데.. 경기중 기억이 안날 정도로 전무했었다. 열악한 그라운드 환경도 이유였겠지만 충분히 준비하고 있는 상대팀을 헤집고 다닐 선수가 필요하다는 것은 최강희 감도의 딜레마로 보이네요. 또한, 10번도 넘었던 프리킥 기회에서 한 골도 얻지 못했던 세트 플레이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왠지 그라운드의 악동 이천수가 그리워지는 상황이었네요. 인천으로 복귀한 이천수의 컨디션을 살펴봐야할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이번 경기는 수비에 대한 준비가 없었던 것으로 보여서 미드필더 압박의 부재는 감독의 지시가 아니었을까 싶었네요. 김남일에게 기대했던 진공청소기 역할은 레바논에게 선취골을 내어주는 순간 상실해 버렸다고 보입니다. 공격 자원에 투입이 많아져서 수비 공간이 넓어진 상황에서 김남일의 역할은 거의 없었다고 보여지네요.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냉정하게 상대의 약점을 찾고 패스를 통해서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으로 공을 투입하는 선수가 있었어야 하는데, 박지성 선수의 빈자리가 매우 크게 느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공격수들의 파괴력은 충분했고 정확도만 조금더 높였더라면 실제 스코어는 4:1 정도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이제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본선 진출을 위한 경우의 수를 확인하게 되었다. 아마도 축구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의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들기 위한 자상한 배려라고 본다.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화정 지으면 긴장감이 떨어지니 끝까지 집중하게 만들고자하는 깊은 복선이 있다고 본다.

이번 레바논 경기는 실망적인 결과를 얻었지만 부족한 점을 확실히 파악했고 아쉬운 조직력을 다져서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곧 6/12에 서울에서 치뤄지는 우즈베키스탄 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마지막 이란을 만나기 전에 결정지어야 한다. 최강희 감독이 어떤 드라마를 쓰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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