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의 제국을 이루던 방식인 Top-down 구조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번역 원문: Uklaine’s Three-to-One Advantage

페친 Sanghyun Park 님이 번역한 기사를 읽다가 느낀 것이 있어 몇자 적는다.

과거 규모가 중요할 때(Size is matter)에는 전 조직이 하나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그 명령이 하위조직으로 복제(?) 전달 가능한 명령형 전술(Befehlstaktik - command tactics)이 혼란이 없어서, 큰 조직이 무조건 작은 조직을 이기던 시절이 있었다. 과거 제국주의 시절 식민지를 넓혀나갈 때도 그랬고, 냉전시대에 진형 논리를 펼 때도 규모를 서로 맞추기 위해서 노력했었다. 이런 방향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케이스가 몇 번 있었는데, 2차 세계대전의 서막이었던 독일의 전격전과 중동전쟁, 베트남전쟁, 두번의 아프카니스탄 전쟁 그리고 현재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공식 명칭이 뭘까?)이다. 전쟁사를 자세히 복기해보면, 위에 언급한 전쟁들은 규모면에서나 전력면에서나 경제력으로나 적어도 10대1 이상의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약자(?)가 승리하는(승리하고 있어 보이는) 결과를 보였다.

주요한 해설로는 위대한 장군으로 대표되는 영웅론이 있고, 전쟁의 원인에서 기인하는 명분론이 있고, 희생에도 불구하고 끈질긴 저항정신으로 대표되는 인민(민족)론이 있다. 다들 이해할 수 있는 근거이긴 한데.. 오늘 이 글을 읽다가 깨달았다.

나폴레옹이 창시(?)했다는 임무형 지휘통제(임무형 전술론, Auftragstaktik - Mission type tactics)는 전쟁의 규모가 커지고, 전문적인 병과(포병, 전차병 등)가 발달하면서 동시에 여러 곳에서 전투가 발생시 각각 최적대응하기 위해서 각 부대가 자신이 (달성)해야할 목표를 이해하고, 일일이 지휘부의 통제를 받는 것이 아니라 현장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전술을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임무형 지휘통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인 독일의 전격전을 살펴보면, 2차세계대전의 서막이었던 독일군 기갑사단이 아르덴 숲을 지나 마지노 라인을 지키고 있던 프랑스군의 뒤를 치는데 성공하여 6주만에 4~10배 차이가 나는 프랑스군을 괴멸시켰다.

이러한 임무형 지휘통제가 가능하려면, 적어도 세가지의 요구조건이 필요하다. 전체적인 공통 목표 공유, 각 부대의 개별 목표 설정, 각 지휘관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들 간의 상호 충돌은 각 지휘관의 재량으로 해결한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 훈련이 선행되어야 하고, 부족한 정보 속에서 전체 상황을 유추하는 능력을 각 부대의 지휘관이 가져야 한다.

현재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독일의 전격전과는 반대로 러시아가 10배 이상의 전력으로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상황이고,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3일 이내 전쟁은 끝났어야 했다. 그런데, 2월24일 시작한 전쟁이 한달 넘게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끈질긴 저항의식, 서방의 무기 공급도 있지만 러시아 군대의 무능한 작전 수행에 있다. 전해오는 정보를 종합해 보면 각 러시아 부대는 전체적인 목표도 공유되지 않고, 각 부대의 자율도는 없어보이고, 보급은 부족하고 참여한 지휘관과 병사들의 승리 의지도 부족해 보인다. 반대로 우크라이나군은 조국을 지키겠다는 공동된 목표와 재블린으로 대표되는 첨단 개인화기로 전차를 막는 의지가 충만하다. 외부의 참전이 없더라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굴복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쟁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전쟁사 및 전쟁이론을 언급하는 이유는 스타트업의 전성시대인 현재를 살펴보면, 비슷한 양상이라는 것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테크 분야나 시장 혁신을 만들고 있는 유통 분야 등에서 작은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시장 경쟁에서 이기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적절한 타이밍으로 대표되는 운빨(?)이라고 폄허하는 사람도 있지만, 시장의 발견과 확장에서는 다양한 상황과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기에 스타트업이 자생적으로 임무형 지휘통제 타입으로 진행된다. 대기업은 회사의 원칙과 부서의 역할 분담 등이 고정되어 있어 명령형 전술로 점진적인 진행을 한다면, 스타트업은 더 빠른 속도로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이슈를 선점해서 대중의 관심을 미리 확보할 수 있다.

스타트업의 로켓 발사가 성공하려면, 회사의 목표를 공유하고 시장변화시 목표를 즉각 수정하면서, 각 담당자가 성취해야할 작은 목표와 재량의 범위를 정의하고, 상황별 대응 결정 케이스를 서로 공유해서 전체적인 전략적 방향을 동기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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